파편, 2018년 08월.

20180816(목)
저녁에는 그의 콘서트 예매 창을 열어두고 빈자리가 얼마나 빨리 사라지는지 지켜봤다. 한자리쯤 나도 가져볼까 하다가 자연히 마감되도록 두었다. 확실한 행복에도 손 뻗을 기운이 없다.

20180820(월)
여름 복판에서 여름방학이 끝났다. 오늘은 수업 전에 먹을 양송이버섯을 한 팩 샀다. 불시에 올 허기에는 염지 메추리 알로 대비했다. 앞으로 서너 달쯤은 다시 하루가 길고 고단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아프지 않아야 한다.

20180823(목)
이렇게 생긴 건 삼십 년 전에도 집에 있었다. 그때 그 다육식물이 여태 살아있는 게 아니라면 잘린 잎이 뿌리를 수없이 다시 내렸거나 아예 새로운 종자일 수도 있겠다. 우리 엄마는 아들 빼고 뭐든 잘 기르시니 나보다 긴 내력을 몸통에 단단히 품고 있다고 생각하는 게 옳을 것도 같다.

20180823(목)
조금 전에는 새 반찬을 보낸다는 엄마의 연락을 받았다. 어쩌면, 수십 년 동안 매주 거르지 않고 선인장에 물을 주는 건 일 축에도 못 낄 것이다.

«
mogoon

언어도 또한 살아 있는 상태에서 또는 탄생 중인 상태에서 취하는 수밖엔 없다. 언어의 모든 준거들과 함께, 즉 언어가 말없는 사물들에게 언어 자신을 결부시키는 언어의 배후에 있는 준거들, 그리고 언어가 자기 앞에 보내서 말해진 사물들의 세계로 형성하는 준거들과 함께 언어를 취해야 한다.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