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씽 머스트 고 (Everything Must Go, 2010)

영화의 원작은 레이먼드 카버의 짧은 소설인 <춤 추지 않으시겠어요?>라는데, 그리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원고지 30매 정도인 소설에는 술 취해 마당세일 중인 남자와 한 부부가 등장할 뿐이다. 모티프가 된 원작소설은 검색만 하면 간단히 찾아볼 수 있다.

나는 매일 막다른 나를 본다. 어제의 성취는 내일의 성공을 보장해주지 않으며 오늘도 승계되지 않는다. 그래도 닉(윌 페렐)에 비하면 상황이 나은 편이다. 부사장직에서 해고를 당한 날 아내는 닉의 짐을 마당에 버려두고 떠났다. 회사는 자동차(와 실린 개인 짐까지)를 빼앗아 갔다. 닉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마당에서 지내거나 떠나거나. 정말 멋진 노후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누구보다도 착한 사람이라는 건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원치 않더라도 지난 시간은 냉정하게 등을 돌렸다.
그래도 고등학교 동창 딜라일라(로라 던)는 그의 청춘을, 청춘의 파편을 기억한다. 그녀는 파티 때 자신을 구해준 닉의 영웅담을 이야기 하고 묻는다. “이거 기억 안나?” “응.” “난 기억해…. 넌 착한 마음을 가졌어. 그건 변하지 않아.”
그래, 우리가 평생 부은 적금을 단번에 잃어버리더라도 착한 마음 같은 건 쉽게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결국 우리가 예전과 다름없이 약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가 아닐까. 그럼에도 닉은 괜찮아질 거다. 모든 게 꽤 잘 되고 있다고 믿는 것 외엔 딱히 다른 수가 없으니까.
“저기… 모든 게 꽤 잘 되고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 그리고 내 물건들을 다 팔고 있어. 내 쓰레기들. 기분이 상당히 좋아. 모든 걸 없애고 있어. 캐서린, 어쨌든 네가 준비되면 전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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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goon

언어도 또한 살아 있는 상태에서 또는 탄생 중인 상태에서 취하는 수밖엔 없다. 언어의 모든 준거들과 함께, 즉 언어가 말없는 사물들에게 언어 자신을 결부시키는 언어의 배후에 있는 준거들, 그리고 언어가 자기 앞에 보내서 말해진 사물들의 세계로 형성하는 준거들과 함께 언어를 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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