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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편, 2019년 06월.

20190603(월)
잠이 안 온다. 불안의 발소리가 바닥으로 전해진다. 머릿속에선 나쁜 생각이 극성이다. 거추장스러운 걸 다 잘라내면 둥근 몸에서 다시 부화할 수 있을 텐데.

20190615(토)
느닷없이.

20190623(일)
팟 하고 다녀왔다.

파편, 2019년 05월.

20190505(일)
얼굴 없이도 잘 웃던.

20190505(일)
이 부근에 사는 사람을 떠올리며 걷다가 정신이 들면 아주 멀어져 있고.

20190505(일)
극장에 갔다. 영화는 안 봤지. 대신 초음파 동영상을 봤지. 저 캄캄한 곳에 분명 있다는 손가락 열 개를 한참 상상했지. 니놈도 아범이 된다니.

20190515(수)
낮을 아울러 보내고, 다음에는, 이다음에는 밤을 보내자 약속하고 길게 헤어졌지. 그 뒤로 몇 달인가 그림자로 마중 나갔다가 종아리쯤 끊고 돌아와야 했는데 어젯밤에서야 네가 새로 찾아왔다.

20190515(수)
달 가장자리를 에돌던 사람들이 고스란히 지구로 돌아가버리면 망막한 우주에는 도로 검은 외로움만 남겠지.

20190521(수)
꽃은 환지통에 시달리다 시들어 죽을 텐데 그때까지 나는 작은 죄도 없이 간절하게 보살펴야 한다.

20190531(금)
엄마가 나들이 다녀온 저녁에는 꼭 꽃 사진이 온다. 나는 어슷비슷한 꽃 말고 엄마 사진을 보내라고 관광 성수기마다 말해왔다. 엊그제는 대문을 밀며 집에서 몸을 빼내는데 흠 없는 장미 수백 송이가 피어있었다. 누구랑 같이 보고 싶은 장미였다. 나는 엄마한테 처음으로 꽃 사진을 보냈다. 그리고 사흘째 읽씹.

파편, 2019년 04월.

20190401(월)
진짜 신기한 게, 힘이 부칠 때 엄마한테 전화하면 기운이 난다. 엄마는 노상 “요즘 많이 바쁘고 힘들지?”라고 묻는다. 나는 단 한 번도 거꾸러진 적이 없는 양 “에이, 이깟 일이 뭐가 힘들댜?”라며 걱정을 누그린다. 통화를 마치면 정말 별거 아닌듯싶다. 그래서 내일은 엄마한테 전화해야지.

20190401(월)
작업과 업무를 위한 공간이 절실하다. 놀이텐트를 찾아볼 만큼.

2019041(월)
꼬마돈가스에 케첩 뿌려서 새 밥이랑 먹으면 행복해져.

20190401(월)
교복에 과잠을 걸친 학생들을 보고서야 만우절인 줄 안다.

20190402(화)
겨울이 익숙해서 겨울만 느낀다. 해도 바람도 나무도 아직 추위를 탄다. 드라이클리닝을 해서 걸어둔 외투를 꺼내 다시 걸친지도 어느덧 보름이다. 봄은 어디쯤일까. 시시로 물러서다가도 한 걸음 크게 떼면 겨울을 단숨에 몰아낼 테지. 우리를 볕 아래 주저앉게 만들 테지.

20190403(수)
단축 URL (link: http://goo.gl) goo.gl 서비스 종료. 한시적 유지기간도 끝났다. 오래오래 쓸 수 있는 대안 서비스가 없으려나?

20190406(토)
나를 두고 지나간다.

20190407(일)
소위 직관력이랄까, 예전에는 감각하는 것들의 주장이 또렷하게 들렸다. 이제는 오래 서서 내 영혼의 집을 비워두어도 그것의 마음이 들어오지 않는다.

20190414(일)
아버지께서 요즘 많이 바쁘고 힘드냐고 물었다. 나는 진짜 죽겠다고 투정 부렸다. 그리고 혼났다. 어디 아버지 앞에서 죽겠다는 소리를 하느냐고. 어쩐지 덫에 걸린 기분이었다.

20190418(월)
알뜰한 그 맹세에.

20190418(목)
내 봄, 누가 말아먹으랬냐?

20190420(토)
내 하찮은 날, 어쩌다 배수연 시인을 봤더랬지.

20190424(수)
두릅두릅두 두릅두릅두 두릅두릅두냠냠냠

20190425(목)
어쩌자고, 어쩌자고, 내가 코형을 알아서, 나도 따라 웁니다.

20190426(금)
내 동네 베프인 포장마차 아주머니께서 거저 주셨다.

20190430(화)
저자에게 ‘그야말로 예뻐하는 작품’이 무엇인지 묻고, 그 작품 먼저 펼쳐보는 걸 좋아한다. 으레 내 선호와 엇갈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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